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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대학원 가이드](하) 교수·학생이 말하는 '합격비결'
작성자 시스템 작성일 20/10/05 (13:17) 조회수 3529

 

포스텍 인공지능(AI) 대학원의 첫 입시결과가 지난해 12월 발표됐다. AI 대학원 내 석사과정·박사과정·석박사 통합과정 등 3개 과정 전체 합격률이 18.5%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원자 10명 중 2명도 안되는 사람만 합격한 셈이다. 석박사 통합과정의 경우 경쟁률이 11대 1로 합격률이 9%에 불과했다.

 

정부가 올해 인공지능(AI) 대학원을 7개 더 늘리기로 하면서 정부 주도로 신설되는 AI 대학원은 현재 5개에서 12개로 늘어난다. 하지만 AI대학원이 학생의 어떤 가치를 높게 사는지, 어떤 교육 방향을 가지고 있는지 잘 알려지지 않았다. 올해 정식으로 개원한 포스텍 AI 대학원 교수 5명에게 직접 그 내용을 물어봤다. 높은 경쟁률을 뚫은 AI 대학원 입학생들에게도 그 비결이 무엇인지도 직접 물었다.


“문제를 해결하는 창의성도 중요하지만 문제를 만들어내는 것도 중요하다”

 

 

 

교수들은 컴퓨터 공학을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기본기가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여기서 말하는 기본기는 수학과 물리학 등 기초과학 분야다. 김동우 포스텍 AI대학원 교수는 “AI는 단일 전공이라 보기 힘들다”며 “학부 때 수학이나 물리학 등 기본기를 튼튼하게 다진 학생들이 발전이 많다”고 말했다. 


조성현 교수도 “학생들을 볼 때 기초가 잘 쌓여있는지 본다”며 “제가 생각하는 기초란 수학과 컴퓨터공학에서 배우는 내용들”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학원 입학 전 학생들이 미리 AI를 가볍게 사용해보고 오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나중에도 충분히 경험할 수 있는 것”이라며 “컴퓨터와 수학 관련 기초적인 지식들이 얼마나 탄탄하게 쌓여 있는 지가 중요하다”덧붙였다. 

 

교수들이 또 하나 강조했던 요소는 ‘인성’이다. 조민수 교수는 “AI를 비롯해 최근 연구는 여러 사람이 함께 하는 것이기 때문에 인성이 중요한 덕목으로 떠올랐다”며 “다양한 분야 사람이 섞여 일하는 AI 분야에서 인성은 중요한 덕목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곽수하 교수도 “학생들이 AI 대학원에 잘 적응하기 위해서도 인성이 중요하다”며 “학생을 뽑을 때 다른 학생들과 잘 어울릴 수 있는지, 성품이 이기적이지 않은지 등을 따져보고 있다”고 말했다. 


물론 인성이 뛰어나도 교수와 소위 '합'이 잘 맞지 않는 학생이 생길 수 있다. 곽 교수는 이런 일을 막기 위해 관심있는 연구실에 먼저 연구 프로그램에 참여해보길 추천했다. 그는 “석사 과정은 2년, 박사 과정은 5~7년 동안 함께 생활해야 하는데 마음이 안 맞는 사람과 지내는 것은 힘들다”며 “관심이 있는 연구실에서 먼저 연구 참여를 해보고 미리 자신과 맞는 곳인지 알아보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조민수 교수에게 원하는 학생상에 대해 '문제를 창의적으로 만들어내는 학생'이라고 답했다. 그는 “문제를 창의적으로 해결하는 것도 중요한데 문제를 창의적으로 만드는 게 정말 중요하다”며 “왜냐하면 컴퓨터가 문제를 풀 수 있긴 하지만 문제를 만들어 낼 수는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박재식 교수는 하나를 알아도 깊게 아는 학생이 되길 추천했다. 박 교수는 “지원하는 학생들을 만나보면 '이것도 해보고 저것도 해봤다'는 식으로 나열하듯 경력을 자랑하는 학생들이 많다”며 “관련된 내용을 얕게 아는 경우가 많은데, 이것저것 아는 것보다 누구한테 1시간 넘게 쉽게 설명할 수 있을 정도로 한 가지를 깊게 이해하는 게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누구나 입학 희망할 수 있지만 얕봐선 안돼...미리 충분히 준비해야"

 

 

일반인들도 AI 대학원 입학을 희망할 수 있다. 일반 직장인으로 생활하다가 혹은 전혀 다른 공부를 하다가 AI에 관심을 가질 수 있다. 교수들은 도전을 장려한다면서도 "결코 쉽지 않은 만큼 얕보고 단순하게 접근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곽수하 교수는 “AI를 학습해볼 수 있는 환경이 많이 조성돼 사람들이 AI 쪽에 많이 관심을 가지고 있다”며 “당연히 도전하는 것을 장려하고 AI 쪽이 비전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너무 쉽게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며 “’하다보면 되겠지’ 혹은 ‘요새 이거 하면 돈 잘번다는데’라는 마음 가짐으로 도전하면 어렵다”고 조언했다. 


조민수 교수는 “컴퓨터공학이나 이공학적 배경이 없는 사람들이 도전하기에 쉽지 않은 일”이라며 “저도 4년동안 공부를 전혀 하지 않다가 다시 공부를 시작한 경험이 있는데, 머리가 빠지는 등 굉장히 고생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박재식 교수는 무료로 공개된 강의나 프로그램을 통해 먼저 공부해보길 조언했다. 박 교수는 “이미 공개된 AI 프로그램들이 많아서 미리 공부해볼 기회가 많다”며 “대학원에 지원하기 전에 실제 대학원에서 하는 것처럼 깊게 공부해 보며 학업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을지 가늠해 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조성현 교수는 “자기가 관심이 있는 분야에를 AI 적용해 먼저 공부해볼 수 있다”며 “가시적인 성과를 얻을 수 있을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AI 대학원을 다니고 있는 학생들도 비슷한 조언을 내놨다. 학부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한 강민국 씨(석사과정)는 “학부 다니면서 AI 관련 논문을 계속해서 읽어보고, AI 관련 프로젝트를 진행해봤다”며 기계공학과 AI 사이의 간극을 좁히기 위해 미리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강 석사과정생은 “다양한 프로젝트들을 진행하며 논문을 몇편 써보는 경험도 했는데 대학원 입학 때 큰 도움이 됐다”며 “나중에 연구주제를 빠르게 잡는데도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고병찬 씨(석박사과정)는 “AI의 인기가 많아져서 사람들이 관심을 많이 가지는데 지원할 때 자신과 맞는 분야인지 꼭 따져봐야 한다”며 “특히 오랜 시간 연구할 연구주제에 대해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공다영 씨(석사과정)는 “대학원을 지원하기 전에 교수님과 먼저 연락을 해보고 어떤 연구를 하고 있는지 혹은 내가 하고 싶은 연구와 맞는 교수님인지를 따져봤다”고 말했다.


“세상을 바꿀 수 있는 기술 개발하는 연구자 육성이 목표”

 

 

대학원 생활은 힘들다. 석사 과정은 2년, 박사과정은 짧게는 5년 길게는 7년을 잡아야 한다. 이 기간 동안 연구에 매진해야 한다. 지난해 박경미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최근 5년간 국내 과기특성화대 대학원 입학 현황’을 발표했는데 기초과학 분야 대학원 석·박사과정 지원·등록 인원이 전년보다 10% 정도 줄었다. 2014년 이후 숫자가 감소가 줄어든 것은 처음이었다.


김동우 교수는 “학생들이 행복한 연구자가 됐으면 좋겠다”며 “대학원 생활이 괴롭거나 힘들다고 하는데 분명히 행복한 부분들도 있다”며 “그런 부분들을 놓치지 않게 하겠다”고 말했다. 


조민수 교수는 “즐길 줄 아는 태도를 가르치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저도 대학원 생활을 해봤지만, 연구라는게 금방하고 끝날 수 있는게 아니라 오랜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그런 태도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연구는 당연히 기본이다. 곽수하 교수는 “세계적인 AI 학술지에 논문을 낼 수 있는 우수한 실력을 갖춘 인재를 양성하는 게 목표”라며 “함께 연구하며 우수한 성과를 낼 수 있는 사람을 배양하는 교육에 가치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 콘텐츠는 포스텍으로부터 지원을 받아 제작이 이뤄졌습니다.

 

출처: 동아사이언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