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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가속 페달과 브레이크 (서영주 인공지능대학원장)
작성자 시스템 작성일 24/08/30 (11:46) 조회수 209

 

2022년 말 일반에게 공개된 ChatGPT를 경험하며 전 세계의 많은 사람들은 생성형 인공지능이 가져온 파격적이고 충격적인 결과에 무척 놀라워했다. 아마 작년에 가장 많이 듣던 말 중의 하나는 “ChatGPT 써 보셨어요”일 것이고 뉴스에 단골로 나온 것도 ChatGPT에 대한 기사일 것이다. ChatGPT는 어느덧 이미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업무에 일상적으로 활용하는 중요한 도구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올해 초에는 동영상을 생성하는 인공지능 제품인 Sora가 출시돼 너무나 현실 같은 영상에 감탄했고, 그로부터 몇 달 후에는 멀티모달 인공지능 모델인 GPT-4o, Gemini 1.5 Pro 등이 연달아 소개되며 생성형 인공지능의 새로운 장을 열었으며, 몇 년 후에나 구현될 것으로 예측되었던 AGI (인공일반지능)의 시대가 이제 시작되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생겨나고 있다. 너무나 빠른 인공지능의 발전 속도에 혼란스러움만이 아니라 두려움까지 느끼는 사람들이 많은 것으로 보이는데, 중요한 것은 이러한 현상은 시간이 갈수록 더 가속화될 것이라는 점이다.

필자는 강연 자리에서 가끔 인공지능 기술을 자동차 기술에 비유하곤 한다. 가장 좋은 자동차는 어떤 차일까? 많은 사람들은 가속이 잘 되고 잘 달리는 차가 가장 좋은 차라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필자의 생각은 조금 다르다. 잘 달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운전 중 매우 위험한 상황에서 나와 내 가족의 생명을 보호해 주는 역할을 하는 제동장치와 에어백 같은 안전장치의 우수성이라고 생각한다.

인공지능의 최전선에 있는 많은 사람들과 기업들은 자동차 기업들이 더 빠르고 더 잘 나가는 자동차를 만드는 경쟁을 하는 것과 비슷하게 더 빠르고 더 정확한 인공지능 제품 개발에 올인하고 있다. 이를 위해 글로벌 공룡기업들은 경쟁을 넘어 마치 전쟁하듯 더 새롭고 혁신적인 인공지능 제품 개발에 천문학적인 투자를 하고 전 세계의 인재들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이고 있다.

새로운 기술을 탄생시키고 그 기술이 채택된 새로운 혁신 제품을 만들며 인류는 발전해 왔기에 당연히 이러한 인공지능 기술이 만들어내는 발전과 변화는 당연한 역사의 순리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필자는 인공지능 기술이 초래할 부작용도 함께 미리 고려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분명 미래에는 많은 분야에서 인공지능 기술이 인류에게 엄청난 혜택과 편의성을 제공할 것이다. 하지만 그 혜택을 넘어서는 파멸적인 미래를 예측하는 전문가들도 많다. 필자는 인공지능의 기술적인 면의 투자와 관심의 정도와 같은 무게로 인공지능이 초래할 부작용을 막을 제도와 장치 마련에 관심과 노력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자동차에는 운전자의 발 앞에 두 개의 페달이 있다. 그것은 가속할 때 사용하는 가속 페달과 제동을 할 때 사용하는 브레이크 페달이다. 가속장치와 제동장치가 함께 최고의 성능을 보이는 자동차가 가장 좋은 자동차이듯이, 인류가 함께 탈 인공지능이라는 성능 좋은 자동차를 만들고 있는 우리는 더 성능 좋은 가속 엔진 개발에 힘을 쓰는 동시에 빠른 속도에서도 우리의 안전을 잘 지켜줄 최고 수준의 제동장치 개발에도 힘을 써야만 한다. 그것이야말로 우리 인류가 인공지능 기술이 베푸는 혜택을 만끽할 수 있는 길이며, 우리의 자녀에게 더 살기 좋은 세상을 넘겨주는 길이기도 할 것이다.

출처: 디지틀조선일보(https://digitalchosun.dizzo.com/site/data/html_dir/2024/08/27/2024082780134.html)